'겸양' 관련 질문글에 답변 달고 나왔는데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68893590
뭔가 잘 설명한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우선 문제가 되는 작품의 구절은
"두어라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 입니다.
선지와 <보기>의 언어가 아닌 그냥 일상적인 언어로 이 구절을 이해해본다면 '스스로를 위로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죠?
<보기>에서는 '출사하지 못한 선비로서 생활 공간인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 정도가 드러났다고 나와있습니다. 당연히 이 구절에서 바로 그 '회포'가 드러났다고 봐야죠.
선지를 판단해보면,
'청산'에서의 삶에서 느끼는 자랑스러움 -> 여기는 명확하게 틀렸습니다.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길 미래를 기대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대, 위로 등의 표현을 떠올리기가 어렵다면, 그냥 <보기>의 언어 그대로 "이건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니까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건 아니지!" 라고 이해해도 좋습니다.
이어서 '겸양'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겸양의 뜻을 알아야 합니다. 겸양은 정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태도' 정도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화자는 자신의 삶을 '야인생애'라고 표현하며, 이 '야인생애'를 내세우지 않고 '겸양'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간단 예시를 들어보자면
"이 재수 생활도 언젠가 자랑할 때가 있겠지" 라고 말을 한다고 할 때, 이 말을 하는 사람은 본인이 처해있는 현실인 '재수 생활'을 높게 평가하고 있나요? 당연히 '재수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자신의 삶을 '야인생애'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죠.
청산에서의 삶을 예찬하며 출사한 선비들을 그저 의미 없는 속세 정도로 치부해버리고 자연을 향유하고 있는 자신의 삶만을 긍정하는.. 그런 가사를 생각하며 비교해본다면, '겸양'의 태도가 드러나고 있음을 좀 더 쉽게 이해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진짜 현타오네요.. 이제 이 지긋지긋한 입시도 정말 뜰 때가 된거같다
-
내일북경오리먹고해소하겟음.
-
이기상t 커리타고 있고 개념이 쉽다는건ㅇㅈ하는데 인구순위 기후위치 광물/식량자원...
-
공부 시간을 늘릴 수는 없으니 오르비를 줄여보려 했지만 옯창이 되어가고 있는 저를...
-
ㅈㄱㄴ
-
오르비광고 ㄷㄷ
-
공부습관 아직 안잡힘 + 시행착오... 때문인듯 난 작년에 공부습관은 잡았다고...
-
사탐런 ㅋㅋ 7
사실상 생윤사문은 1컷 50 확정 ㅅㄱ ㅋㅋ
-
수강신청의 낭만도 내후년부터는 바이바이네 연건'고등학교' 가야제~ ㅠ
-
블랙북 하양북 두개!!
-
반수생이라 공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집 앞 독서실에서 공부중입니다 6월...
-
고우시다 5
-
블루클럽
-
시대 정규 하나 끼고 싶은데 통통이입니다 라이브반으로 공통만 선별해서 들으려 하는데...
-
이제 뭐할까요 실모 사서 좀 풀거긴 한데 엔제 점 범위 용으로 풀만한거 있을까요
-
수학 몇등급대부터 추천하시나요? 반수생이라 아직 수학 덜잡혀있는데 들어도 괜춘할까요 작수 4입니다
-
덤벼라 빨리 와라!
-
수학 질문 0
수학 질문좀 받아주실 분
-
전역D-10 0
우하하하!
-
잘못 만든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몇안되는 문제 뭔가...자기들도 그냥 그래프...
-
2025 수능, 영어 1등급을 위하여 반드시 외워야 하는 단어 리스트 공개 (feat. 중요도별 4-5개 단어 리스트 첨부) 47
안녕하세요 여러분! 정민티입니다. 수능을 약 3개월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2025...
-
수학황 드루와 14
그냥 궁금한데 1일 1실모랑 n제 병행하시는 분들은 1. 실모 하나 오답하는 데 몇...
-
현재 고2고 지금 내신으로 윤사/정법/경제입니다. 고3때 세지/사문/생윤...
-
문과 현역인데 국어영어탐구 다 괜찮은데 수학이 발목을 잡습니다(공통) (나머지가 다...
-
정상인가요? 원래 다들 그런가요? 1학기 종강 때까지 수능판 떠야지 했다가 진입하는...
-
관욱씨 양극성 장애 2형이신거로 아는데 기균이 소득분위가 아니라 조율증 2형...
-
이거 먹어본사람?
-
수학 강점기다
-
9모까지 과탐 개쉽게 내고 수능때 1컷 44~45 정도로만 맞추면 방심하고 있던...
-
1. 대성은 답변도 같이 올라와서 개수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저 수치에 +a 라고...
-
한두번 겪은게 아님 신고해야하나
-
ㅅㄷㅂㅅ 출제진이 말아주는 수학칼럼 수요있을까요 수능 후부터 써보고 싶던 내용이 몇...
-
ㅈㄱㄴ
-
다들 수학 풀때 4
어디에 푸시나용 책에 한 번 싹 풀고 오답만 노트에 풀지 아니면 처음에 노트에 싹...
-
수1 하면 수 2 까먹고 수2 하면 미적 까먹고 미적 하면 수1 까먹는데 0
어케 해야하냐..?
-
궁금하네요
-
갑자기 몸이 뜨겁고 목근육 뭉침 현상이 스트레칭 ㅈㄴ 해도 안풀림
-
오일 블로팅 페이퍼 요녀석 정말 대단한녀석임 ㄹㅇ
-
ㅋㅋ 댄스추는중
-
워크북 중고로 싸게 팔길래 섰는데 혹시 교재 사야만 해설강의 주는 건가
-
정법 질문 받습니다 17
정법만 4년 공부..
-
내일 수업이라 실모 오답해가야하는데
-
사실 세계사가 더 재밌어보임요 동사는 아편전쟁부터 진짜 재밌어요 특히 일본이랑...
-
오답까지 감안해서 넉넉하게 2시간 반쓰면 수학 많이 안하는날은 하루 할당량 채우는 느낌
-
뭔가 잘 설명한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우선 문제가 되는 작품의 구절은"두어라 야인...
-
오늘도.. 늦게 일어나서 실망스런 하루를 보냈다 근데 어쩌라고 내일은 6:30 기상...
-
질문 받습니다 11
근데 제가 다 이해는 가는데 아직도 찜찜한게 연시조도 편집문학이잖아요 .. 근데 보기에서는 화암구곡은 ~ 이라고만 했지 n수가 이렇다~ 고 안 했는데 어찌 회포가 저기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ㅠㅠ 편집문학에서 평가원은 보기에 편집 외 부분의 내용을 넣어서 오답을 내는 선지를 자주 만들었는데 혹시 이 부분은 어찌 생각하실까요?
실전에서는 "야인 생애도 자랑할 때 있으리라"라는 구절을 읽고, 위로나 한탄 정도의 느낌은 잡아준 후에 <보기>를 읽으며 '출사하지 못한 선비로서 생활 공간인 향촌에 머물 수밖에 없는 데 따른 회포'와 연결지어 생각해야 했을 것 같습니다! '연결'이라는 게 좀 거부감이 든다면, 그냥 글에서 말했듯이 애초부터 작품을 처음에 읽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구나' 정도를 잡아내고, 이러한 이해가 <보기>와 전혀 상충되지 않으니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4번 선지를 판단할 수도 있겠죠.
언급해주신 것처럼 <보기>의 모든 구절과 작품이 호응하는 것은 아니기에, 저도 애초에 작품을 읽을 때 화자의 내면을 잡아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기>와 좀 더 연결시켜보자면, 여기서 등장하는 <제9수>의 '청산'은 화자에게 자족감을 느끼는 '강호'가 아닌 섶을 치고, 소를 먹여야하는 '생활 공간'인 '향촌'입니다. <보기>에도 이러한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기에 수험생들이 이 정도는 연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 같습니다.
김상훈 샘 조교세요?
네 저거랑 유사하고 “느끼는” 이라서 일단 틀린게 맞다고 하시고 더 나아가서 선지가 느낄이라 가정한다해고 자랑스러움은 맞다고 설명하셔서 의견이 궁근했습니당
그럼 느끼는 -> “느낄”로만 바뀐다면 그 선지의 모든 부분이 맞는다는 말씀이신거죠?
'느낄 자랑스러움' 까지는 맞는데, 그걸 '야인 생애'로 표현한 게 아니라서 틀렸습니다. 글에서도 언급했듯 해당 구절에서의 '야인 생애'는 화자의 자조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죠!
제 짧은 문장력으로 해당 선지를 굳이 올바른 선지로 고쳐본다면,
(나)는 '청산'에서의 삶에 대해 느낄 자랑스러움을 기대함과 동시에, 현재의 삶은 '야인 생애'로 표현하여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는군.
정도가 되어야할 것 같은데... 그닥 좋은 선지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ㅋㅋ
흠… 근데 제가 보기에는 “ ‘야인생애’로 표현하여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는 군” 부분도 옳다고 보기는 조금 힘들어 보이는게‘ 야인생애’는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는 자신의 삶을 표현한 부분이잖아요?? 그러한 부분에서 ‘야인생애’는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 그 자체를 팩트로 표현하는 부분으로 보는게 더 옳지 않을까요??
자랑스러움에 대해선 완전히 동의하는데요 겸양에대한 해석은 좀달라서 질문드려봐요
겸양 단어자체가 표준국어대사전에 겸손한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거나 사양함이라고 나와있는데 해석시에는 러프하게 겸손한 태도라고 해석해도 되는건가요?
그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해도 겸손의 태도 자체가 나타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주신 재수생의 예시처럼 재수생이 독백하며 언젠가 재수생활도 자랑할 수 있겠지라고 한다면 자신이 재수생활에 부정적인식을 가지고있는데 왜 거기서 겸손이 나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자랑스럽기이전에 겸손하는게 가능한태도인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