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킹콩 [589097] · MS 2015 · 쪽지

2016-02-14 12:39:22
조회수 7,010

용킹콩)) 쌩삼수스토리 3편.히딩크와 박지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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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쌩삼수스토리 3편입니다. 다음 4편이 마지막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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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내용)
고3 수능날 40점이 오름!!!
한마디로 수능대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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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내용)
원서영역 대실패하고 재수급행열차 탐.
재수 9월평가원모의고사로 학원 전체1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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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킹콩)) 쌩삼수스토리 3편.히딩크와 박지성처럼


재수수능을 망했다.


지금까지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언제였냐고 물어본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재수 끝나고 삼수하기 직전”


고3수능을 잘 봤던 만큼 부모님이나 주위에서도
기대를 많이 했고
특히나 9월 평가원모의고사로 학원에서 1등을 했으니
모두들 내가 파죽지세의 기세로 서울대 문을 뿌개고 입학할 줄 알았을 거다.


그러나 나는 수능을 조졌고
내 원서는 갈 곳을 잃어버렸다.
그래도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안될 걸 알면서도 나군에 서울대 경영을 넣었고
가군과 다군은 내 기대에 못 미치는 학교학과들을 넣었다.


나군은 당연히 광탈이었고
가군과 다군도 논술이니 하는 것들을 제대로 준비도 안했으니 떨어졌다.


근데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입시결과가 아니라
바로 아빠였다.


주말에만 집에 오셨던 아빠는
집에 오실 때마다 나를 들들 볶았다.
갑자기 어느 날, 재수할 때 풀었던 수학 문제집들 다 가져오라고 하셨다.
사실 내가 재수할 때 풀었던 문제집들은 학원에다 두고 왔으니
집에 남아있던 것들은 샀지만 안 풀었던 것들이었다.
그러나 아빠에게 보여준 문제집들은 집에 남아있던 것들이었고,
그걸 본 아빠는
“이렇게 했으니까 수능을 망하지”
이러면서 나를 갈구셨다.


한주는 수학으로
한주는 국어로
한주는 영어로..


내 멘탈은 정말 아작이 났다.


집안 분위기도 매우 무거웠다.
아직도 기억나는 한 장면이
그 겨울철에 밤늦게까지 맨발로 친구(얘도 재수 망함)랑 같이 동네 아파트단지를 맴돌았다.
차마 나 때문에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집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재수 입시가 마무리되던 때였다. 생각해보니 딱 2월 중순 요맘때였네.
아빠한테 울면서 삼수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도저히, 도저히 2월부터 재수학원을 다니기는 싫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토익학원을 다니기로 했음.
아침에 일찍 일어날 겸 + 영어 공부를 할 겸.


그런데 토익학원을 딱 하루 다녀보고 난 뒤,
아 여기는 영어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토익공부를 하는 곳이구나 하고선 바로 끊음.
대신 이때 신청했던 토익시험을 딱 780점을 맞아서 나중에 카투사로 갈 수 있었음.


이후 동네 도서관으로 삼수생 친구 하나와 함께 다녔다.
그때부터 정말 꾸준히 6월 중순까지 독학했던 거 같다.
물론 삼수시작하자마자 3월에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또 중간 중간 늦잠을 자기도 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축구 보느라 새벽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 적도 있었고
드라마 보느라 정신 팔렸던 적도 있다.


그렇지만 공부 계획 짜면서 항상 피드백하고
되새기면서 고치려고 했다.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따로 시험장에서 치진 못하고
뽑아서 풀었었는데
생각보다 잘 보진 못했다.



그리고 6월말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고등학교 동창인 한양대 교육학과에 현역으로 들어갔다가 삼반수하기로 한
친구와 함께 학원을 등록했는데
걔는 하루 만에 끊어버림.
쉬는 시간에 옥상에서 담배피고 있었는데, 쉬는 시간 끝나서 누가 내려가라고 했다면서
자기는 이렇게 억압받으면서 공부 못한다고 끊음.


삼수 때 학원다니면서 공부 진짜 열심히 했다.
재수 때와는 다르게 내 공부법보다는 학원수업 열심히 들었고
월화수목금까지 공부 열심히 하고, 토일도 학원에 나와서 자습했다.
평일에는 국영수만 공부하고 사탐은 토일에 몰아서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9월 모의고사에서는 500점 만점에 478점을 받음.
잘 본편이긴 했는데
이때는 거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게 우리 반에
거의 모든 시험을 만점 받는 별명이 괴물인 애가 있었음.
얘도 삼수생이었는데, 삼수한 이유가 고3때 엄마가 얘 몰래 동국대 경주 한의예과 수시 넣었는데 그게 덜컥 돼 버림. 그런데 자기는 지방가서 못산다고 재수함. 재수 때는 수능시험장에 지각해서 1교시에 못 들어가서 시험을 못 쳤고, 그래서 삼수를 함.
여튼 걔 덕분에 거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함.



그렇게 수능 전날까지 학원에 쭉 나가면서
매주, 매일 꾸준히 공부계획 짜고, 부족한 부분, 필요한 부분은 인강을 듣고, 또 혼자서도 열심히 공부했음.
와...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 어떻게 그렇게 공부했나 싶음.


수능이 있던 주에는
수능시험 전날까지
국영수 전 영역을 매일매일 시간 재며 시험보듯이 풀었음.


그리고 대망의 D-day!! 삼수수능!

이 사진은 내 플래너 노트에 적힌 그날.


국영수가 문제를 다 풀고도 시간이 많이들 남아서 한 번씩 다 풀었음.
지금 생각해보니 쫌 거만한 거 같은데
화장실도 시간마다 갔었고, 수학시험 때는 두 번 갔다.


점수는 479점!
국어에서 한 문제 틀리고 나머지 모두 사탐에서 나감.
이때는 오히려 사탐을 상대적으로 못 봄.
내가 재수 때까지 수능 국사는 모두 만점이었는데 이때 처음으로 42점 받고 2등급 뜸.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진짜 국사 때문에 엄청 똥줄 탐



그리고 원서영역!


가군은 연세대 경영! 고3때 고경 넣고 떨어졌으니까!
나군에는 서울대 경영!
다군은 상지대 한의대 교차지원!


이때도 엄청 쫄깃했음.
연경 논술 잘 못썼었는지 불합격+예비 70번대 나옴. 나중에 추합에서 무난히 합격한 번호이긴 했는데 막상 불합격 받으니까 마음이 싱숭생숭. 또 상지한은 4수부터만 비교내신이라 내 내신 점수가 들어가니까 점수 왕창 깎이고 문과 교차지원 불이익으로 광탈.


그래서 수능 잘보고도 4수하는 거 아니냐 엄청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서울대 경영 합격함.


아직도 기억나는 순간이 서울대 합격자 발표날,
오르비 보면서 합격자 발표 기다리다가 지쳐서
집에서 영화 다운받아서 보다가
왠지 지금 발표 났을 거 같아서 오르비 켰더니
마침 발표가 났다고 함


그래서 같이 영화 보던 동생 저쪽으로 가라고 하고
발표 확인하는 사이트에 가서
광속으로 주민등록번호 입력했더니
“합격”


그거 보자마자 눈물 나면서 함성지름.
저기 가있던 동생도 소리 지르면서 나한테 달려오고서
서로 얼싸안았는데

마치 박지성이 골 넣고 히딩크한테 안기는 느낌이었음




쌩삼수스토리 다음 4편으로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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