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STAX [80132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8-02-05 22: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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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전공이라는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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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를 타지 못해서 너무나 수치스러워요...”


“그냥 형편에 맞게 현대자동차를 타시면 안될까요??”

  

“그래도 부마롤 포람페 벤비아렉 정돈 타야죠... 어떻게 현대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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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밖에 길이 험해서 SUV가 좋다던데... 그래도 롤스로이스 세단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에이 그래도 그냥 벤츠 SUV가 낫죠.”

  

“아녜요. 그래도 롤스로이스 브랜드 값이 있는데, SUV로 갈 수 있는 길, 롤스로이스 세단이면, 다 갈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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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사서 어디 가고 싶으세요?”

  

“모르겠어요. 일단 다들 사니까 저도 한번 사보고 같이 산 친구들이랑 고민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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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하고 수년이 흐르고 보니,

  

막상 대학교육이란 서비스도 그냥 자동차랑 똑같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서비스와 재화라는 아주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요...

  

  




  

물론 좋은 차를 타면 좋긴 합니다. 비싼 브랜드의 차를 타면,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우와~”라고도 해주고, 호텔에 가도 친절히 대해주고, 실제 주행하는데 편의 기능도 많고 성능도 좋고.

  

그런데 또 막상 가지고 있는 차가 좀 후지더라도 혹은 없더라도, 좋은 차를 타고 있는 사람에 비해서 그렇게 인생이 불행할 이유도 없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좋은 브랜드의 차를 가졌어도 정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없는 사람보다는 비록 지금 차가 없을지언정, 어디론가 꼭 떠나고픈.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나은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저 그 꿈에 적당한... 소박하더라도 내 형편에 맞고, 이용목적에 알맞은 차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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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데, 부산에 정말 미치도록 가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벤틀리 매장에서 자신이 구입할 수 없는 초고가 세단을 바라보며, 내가 이 세단을 타야만 부산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부산에 가는게 차를 갖는 것보단 훨씬 중요할테니. 형편에 맞게 적당한 차를 구하거나, 다른 교통편을 알아봐서라도 일단 부산에 가는 일에 집중하겠지요.

  

  

  

그래서 사실 여러 수험생들을 보다가 막연히 “부마롤 포람페 벤비아렉”을 타야만 된다는 자기주문에 걸려버린 경우를 보면, 내심 마음 아픈 때가 참 많습니다.

  

“부마롤 포람페 벤비아렉” 아니면, 자긴 부산에 못간다고 생각해버리니... 아예 시험장에도 못가기도하고... 시험보고 심지어는 죽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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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어디로 가야 정말 좋은 걸까?”에 대한 답을 내기도 참 쉽지 않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교육과정을 겪다보면, 입시 겪느라고 그런 생각할 여유조차 없죠.

  

하지만 그 어렵고도 힘든 여정 속에서도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없었으면 좋겠고, 어떤 특정한 수단을 얻지 못했다고 필요 이상으로 좌절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도로에는 “부마롤 포람페 벤비아렉”보단 현대차나 기아차가 더 흔하고, 심지어는 대중교통만으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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