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수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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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히만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반수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더 써볼만한 내용이 많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는 것이 다소 아쉽긴 하네요.
그래도 2월은 반수생으로서는 중요한 기점인 시기이고, 또 이시기에 꼭 해야 하는 것들이 있기에 졸업생의 관점에서 한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반수를 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
먼저 진학을 하긴 했는데 반수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수준이라면, 반수는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왜냐하면 반수는 현재 학생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의 내재가치를 무조건적으로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일단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것을 반수를 선택한 순간, 여러분들은 동기들에 비해서 낮은 내재가치를 갖고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반수를 ‘고민하는’ 정도의 상황이라면, 1년 뒤에 후회를 할 가능성이 큽니다.
2. 반수로 잃게 되는 것
제가 앞서 쓴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1학년이라는 시기는 대학 4학년 전 과정으로 봤을 때, 생각보다 의미 있는 시기입니다.(무려 25%에 해당하는 그리고 방향성을 잡는 기초에 해당하는.)
여러분이 다시 수능 교과목을 공부하고 있는 순간에 동기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선배들에게 다양한 조언을 얻을 것이고, 2학년 3학년의 시기동안 또 나름의 자기발전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1학년 동안 수능공부를 했다면??
단순히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공부량은 비슷할지 몰라도.(1학년 때 많이들 놀러다니니.)
본격적인 전공공부에 돌입 할 때에 차이가 많이 나게 될 것이고, 1학년 학점 빵꾸로 인해서 추가학기 등록을 해야 할 가능성도 꽤 높을겁니다.
3. 사람관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일단 절대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입학을 하고 신입생 환영회를 하고, 여러 학과 행사가 있고. 이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 학과에 있는 큰 주요행사만이라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대학에서의 인맥이라는 것이 1학년 1학기 전 후로 아주 쉽고 강력하게 형성되고,(누구나 만나고 사귀기가 쉽습니다.) 이 시기에만 여러 사람들에게 얼굴 잘 비춰놔도 혹여 반수에 실패했을 경우 학과로 돌아와서 생활하기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정에 의해 수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 조금 서먹한 관계의 동기라도, 1학년 1학기 때 학과 행사 등에서 가볍게 친해진 정도의 인연만으로도 사회에서 반갑게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1학년 1학기 때 다양한 과내 행사들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중요합니다.(그래서 정말 아주 성공적인 반수가 되는 경우 마치 대학을 두 군데 나온 것 같이 이 학교 저 학교에 인맥을 갖게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1학년 때는 유령처럼 안보이다가 다른 학년 때에 나타나면, 다른 친구들이 보기는 거의 편입생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오잉?? 저 친구가 동기였어???)
4. 반수 실패시 복구 방법
그렇다면 반수를 실패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18학번인 사람이 반수에 실패했다면, 이듬해 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은 18.5학번이다 라고 생각하고 다니면 되겠습니다.
반수 실패에 대한 대가는 분명 존재하고, 에이 뭐 난 반수였으니까~! 이제 2학년 가즈아아~!라고 마음먹는 순간 여러 부분에서 에러가 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실패는 실패로써 깔끔히 인정하고, 2학년의 자세라기보단 1.5학년의 자세로(놀기만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로.ㅎㅎㅎ) 동기나 선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열심히 구멍 난 학점을 메우고, 동기들보다 최소 1.3배에서 1.5배는 열심히 하시면 되겠습니다.
5. 반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사실 막연히 대학의 이름만 보고 입시를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조금 아쉬운 결과를 얻게 되어서 반수를 생각하게 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제 주변에도 반수를 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성공을 하는 경우도 실패를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실패를 하더라도 그래도 최소한의 학과 활동은 해두고 돌아와야 다른 친구들도 안 어색하지. 정말 학과 명부에만 이름이 있다가 스윽 나타나면 누군지 몰라서 당황스럽습니다.ㅎㅎㅎ
사실 저는 어지간한 케이스 아니고서야, 반수 할 것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전공을 꼭 바꿔야 하는 경우, 특수목적대학교 목표인 경우 등 제외)
하지만 반수를 꼭 해야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또 이번 한 해 정말 열심히 하시고, 혹여 실패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동기들 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셔서 소속 학교에서 좋은 성과를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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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덜구ㅏ여우ㅜ서
사실 그만큼 반수는 리스크가 커요...
성공해도 의치계열이 아니라면 약간 씁쓸하고, 실패하면 그 리스크가 크니까...
아조시 ㄱㅅㄱㅅ
글 잘읽었습니다♡ 근데 혹시 편입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반수랑 편입중에 고민한다면 어떤것을 하는게 나을까요? 참고로 이과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전공이 마음에 들고 애정이 넘친다면 편입도 상당히 괜찮은 옵션이 됩니다. 다만 입사원서에 대부분 편입 여부를 체크하고 전적대를 기록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참고하시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전공이 괜찮다면 구지 반수 쪽보단 편입을 추천드리는 편이긴 합니다. 수능공부 시간이 좀 아까워요...
전공이 별로면요? ㅠㅠㅠ 막 토목,건축 쪽이었는데 전자,컴퓨터,신소재쪽으로 편입하는건...
전공이 별로면 반수쪽이 나아보여요. 편입이 바늘구멍이기도 할 뿐더러. 마음에 안드는 공부로 학점 잘 받기도 어려울 것이고 편입해서 전공이 바뀌면 또 새롭게 공부해야하니까요. 반수 쪽 추천합니다.
네 조언 감사드립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