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꼬집을 준비하고 가세요
게시글 주소: https://i.orbi.kr/00019129801
https://orbi.kr/00013811116 피아트: 수능 장에서의 소소한 팁. 작년 글
안녕하세요 피아트입니다.
예비소집 다녀오시고 이 시간에 공부를 하실 것 같진 않아 수능 날 있었던 제 경험을 짧게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다른 선생님들께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저는 다소 불편한 얘기를 하고자 하니 멘탈 관리 중이신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게 좋지 싶습니다.
저는 13학년도와 14학년도 수능을 응시했습니다. 13학년도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응시했는데, 개운한 느낌은 없었지만 대충 다 맞았단 느낌으로 1교시를 마쳤습니다. 마지막 5개 문제의 정답이 24242인가 25252였는데, 절대 하지마라는 쉬는 시간에 친구랑 답맞추기를 했습니다. 마지막 5개가 같아서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 과목을 응시했습니다. 수학은 30번 빼고는 다 풀었고 오후 시험도 기분 좋게 봤습니다. 탐구도 두 개 정도는 다 맞은 것 같아 쿨하게 제2외국어 응시포기서를 쓰고 친구랑 게임을 하면서 정답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내심 수학 하나 틀리고 나머지 다 맞아서, 평소 가고싶었던 고경이나 연경중에 골라써야겠다는 건방진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7시 좀 넘어서 메가스터디 채점서비스에 나온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언어는 어디서 틀렸는지도 모르겠지만 95점이 나왔고, 수학은 예상했던 30번 이외에 15번 18번을 틀려 세 개를 틀렸습니다. 영어 탐구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미 앞에서 많이 틀려 원하던 학교 지원이 어려웠고 그 다음 수능을 준비했습니다.
대략 1년이 지나 14학년도 수능 시행일이 되었고 1년 전보다 떨리는 마음으로 수능장에 앉아 국어영역 시험지 배부를 받았습니다. 약 75분 후에 OMR 카드 작성을 하면서 시험지를 보니 45문제 중에 무려 10문제에 별표가 선명하게 쳐 있었습니다. 별표 중에 3분의 1만 틀려도 작년보다 못한 성적이 되고, 작년엔 편안하게 봤는데도 목표하던 점수에 못미쳤는데 별표가 이렇게 많으면 얼마나 망했을까 하는 생각에 수학영역 시험 직전까지도 정신이 혼란했습니다. 시간은 늘 우리편이 아니니 수학영역 시험이 시작됐고 7번 문제부터 수월하게 안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1년간 공부한 시간이 거짓말같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기도 하고, 도대체 앞으로 뭘 하고 살지에 대한 걱정마저 같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시험을 끝내야겠다는 마음에 잡생각이 들 때마다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한 문제씩 풀었습니다. 이 멘탈로는 30번을 풀 수 없다는 생각에, 29번까지만 풀고 반대쪽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검토하고 수학시험을 마쳤습니다. 이후 오후 시험을 보고 집에 오는 길에 느낀 막막함과 멍함은 오정희 작가의 [중국인 거리]에 나온 노란 맛이 어떤 맛일지 상상할 수 있는 답답함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허벅지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지만 다행이도 채점을 했을 때, 국어에서 1문제 수학 30번을 틀려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점수가 나왔습니다.
자랑스럽지도, 별로 감동적이지도 않은 저의 수능 응시 경험을 구구절절히 쓴 것은 수험생 분들께서 제발 마지막 시험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시험을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매년 컨설팅을 할 때, 한 문제 때문에 학교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1교시를 보고 멘탈이 나가 2교시 시험을 망쳤는데 알고보니 1교시 시험은 잘봤던 경우입니다.
똑같은 난이도의 시험이라도 수능을 볼 때는 개운한 느낌이 들 수가 없습니다. 평소엔 90%정도의 확신만 있어도 답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수능장에선 95%이상의 확신이 있어야 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어시험 같은 경우엔 확신을 얻는 것이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어시험이 끝났을 때 마음이 안 불편한 학생은 극소수의 최상위권과 시험 결과에 영향을 별로 안 받는 수험생 정도입니다. 따라서 마음이 불편한 것은 당연합니다. 저도 1교시 시험 이후에 마음이 편했던 13학년도보다 훨씬 더 준비되고 시험장에서 시나리오도 많이 써보고 들어간 14학년도 시험에서는 훨씬 더 불편한 마음으로 1교시를 마쳤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도 1교시 이후에 마음이 불편할 확률이 굉장히 높고, 그에 맞게 준비를 해야합니다. 저는 시험장에서 잡생각과 포기하고 집 가고 싶은 생각이이 들 때마다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버텼습니다.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은 분명하니 꼭 하나씩 방법을 갖고 시험장에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0 XDK (+20)
-
20
-
ㄱㄱ
-
공잘하싶 0
아.
-
ㄷㅅㅇ ㅅㅌㅇ?
-
25 의대 말고 타과들도 수시 정시 비율 조정되려나? 0
의대는 모집인원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니 그에 맞춰 비율 새로 짜겠지만 치한약수...
-
물리1 질문 1
우주선에서 빛쏘는 유형은 처음봄 이거 풀이 매커니즘이 어떻게 되는건가요
-
근데 수학이 0
재능 없는 사람 비율은 적은데 재능 없을때 극복의 난이도는 국어보다도 심한듯 내가겪어봄ㅅㅂ..
-
조금 칭찬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
수열 자작문제 0
처음 오르비에 올렸던 모의고사 문제 중 한 문제입니다. 케이스 분류 명확하게 해야...
-
뉴런미적진심 0
합성함수부터 머라는지 1도 모르겟다 이빡대가리야.. 진짜 그냥 뭔소린질 하나도...
-
공부하는데 머리에서 자꾸 재생됨
-
이젠 수능의 내신화와 실현되는건가? ㄷㄷㄷ
-
대학다니고있는 친구들 만나기 좀 그런가
-
고3 3모 턱걸이3에서 4 뜨는실력인데요 지금 짱중요 풀고있고 그 담에 어삼쉬사,...
-
ㄹㅇ 공부량보면 미친놈인것 같음 매일 14시간 이상에 시대 라이브 박종민, 강기원,...
-
전글과 이어서..
-
20일동안 난 럼통이네
-
나누는 기준이 보편적으로는 난도지만 (22>15) 좀 특이하게 몇문제는 그냥...
-
06 있으면 생존신고좀 14
없니.
-
어떤 놈이 헌혈 포스터 만들기 하는데 이런거 그려놓음 ㅋㅋ
-
[칼럼] 내가 유인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 : 뉴럴링크 실험과 유인쇼 0
원숭이가 뉴럴링크 칩 실험에 사용되는 동안 달콤한 바나나 스무디라는 도파민에...
-
3모 92(둘 다 계산 미스)인데 아직 수1수2미적 뉴런도 다 안 들은 상태입니다...
-
저도 운동 싫어하고 땀흘리는거 특히 싫어서 정말 극혐하는데 운동이 여러가지로 도움...
-
다들 재종반을 가셨습니까? 1학년에 물어보면 04가 많습니다. 내년에는 오시겠죠?...
-
목표달성하고싶다
-
숨셔 1
수학 빡쎄
-
약간 이런거에 강박있음
-
집가고있는데 0
우리집 불 다 꺼져있네 나혼자농ㅋㅋ
-
그 이유는 내가 못 받아본 점수
-
강민철 국어 0
강민철 피드백 문제만 풀어도 되나요. 커리는 정석민 타고 있긴한데..
-
코미디가 3보다 많이 줄어들어서 딱 적당하고 재밌었름 액션씬도
-
댓글달아 23
달콤해
-
그냥 먹으면 하루종일 졸림 진짜 안좋을때 먹고 앵간하면 단약하는 편
-
이번 상상모고 0
시즌 3 1 등급컷 언제나올까요? 많이 어려웠나요?
-
강의 들을 시간이 많이 없을 거 같은데 분석집에 알고리즘이랑 해설 보면서 독학으로...
-
ㄹㅇ 지리긴하나봄
-
외롭다 외로워.. 연애하고싶다.. 급행 타면 노량진 금방 가는데 스터디가서 여친 만들고 샤샤샥..
-
장난이고요 훈수좀 부탁드립니다. 노베이스인데 정우정선생님 강의 들어도 ㄱㄴ한가요?...
-
유우지 시부야에서 몸 뺏겼을 때 수천은 죽였을텐데 멘탈 나간 애한테 하는 말이 위로...
-
막 남의 노력과 열정을 아무것도 아닌 거 마냥 비하하는 사람들… 아님 말구
-
오일러 천재성 자체로도 충분히 울림이 일지만 삶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감동임
-
석민쌤이 ㄹㅇ 윤구쌤이 말씀하시는대로 국어 풀어주시는데 두 쌤 결이 진짜 비슷한 듯
-
다한증 극복하기 4
드로잉 장갑 딱좋다
-
아니내가뭘 도대체 뭐하는사람일까
-
해주세용
-
덥다 0
녹는다ㅏ
-
걍 일단 국영수 챙기고 내년에 선택해봐야 되는 건가... 사탐이냐 과탐이냐...
-
예시로 간단하게 가상의 상황을 만들었어요 상황 설명 작수 89578 개노베입니다....
-
열심히 해야지 부끄럽지 않게
-
청솔 다니는데 뭔가 커리큘럼이 제대로 잡혀있는거같지 않고 뭔가 수업들이 흩어진...
한문제풀고 허벅지꼬집고 한문제풀고 꼬집고 하면 만점가능?
저는 꼬집으면서 했는데도 만점은 못받았지만 젤리삐님은 만점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만점받고 다리하나 희생하기 vs 그냥 치기
점점안쪽허벅지꼬집다 마침내 교태소리내기 ㄱㄴ?
허벅지에 멍은 가능
저도 13학년도 보고 이번에 응시합니다. 대박났으면 좋겠네요
저랑 동갑이시군요.. 용기있는 응시 응원합니다!
형님 힘냇세ㅣ요!!
슬슬..
엔젤스.. 흠
벌써 1년이 갔네.돌아오는군
엔젤스다라...
다시 들어가시오
한 5년은 있다가 세대교체 끝나고(설마 오르비언들이 5수를 하겠음 ㅋㅋㅋㅋㅋ)
엔젤스를 모두가 잊으면
그때 돌아오시오
일단 전 입시 끝나도 오르비 주기적으로 들어올거라 안잊을 예정
혹시 어떤 점 때문에 그러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희도 올라온 글은 다확인하고 설명이 필요한 경우 저희 상담받은 학생분이셨으면 연락을 취해 설명을 다 드렸는데, 읍읍이라고만 하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할많하않
할말이 많이 있으시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셨는지 여쭐수 있을까요?
오우오우.... 위풍당ㅡ당
ㅇ분 뭔짓함? 왜이리 부정적이죵 다들
컨설팅 읍읍
엔젤스라고 작년에 70?80?고액 받는 컨설팅 팀이있었는데...심각한 후기가 많았었어요..정말 제3자가 화가 날 정도로...
이제 수험생 풀 교체되고 수능/원서 시즌 되니까 다시 등장하시는게 사연을 아는 분들 입장에서는 안좋게보일수밖에 없겠죠?
저희는 사후에 상담자분들 대부분께 설명이 필요한부분 설명드렸는데, 어떤 사연이랑 심각한 후기를 말씀하시는거죠?
방금 검색했는데 다행히 제 기억 속 글을 찾았습니다.
https://orbi.kr/00015551494
이 글이었고 당시에 저도 너무 안타까웠던 사연이었습니다.
엔젤스만 검색해도 나오는 후기들이 상당수 있기도 하구요.
상담자분들께 설명을 드렸다고 하셨는데 저같이 상담자가 아니었던 제3자입장에서는 그 설명에 대해서는 당연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위와 같이 댓글을 단 것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그 부분은 이해합니다. 제 기억엔 해당분께도 연락을 드렸었고 상황설명도 드렸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분들이 설명을 듣고 납득을 하셔도 사후에 또 관련하여 글을 올려주시진 않기에 정리하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저희 팀은 저희의 의무가 저희와 상담받은 분들에 대해서 있다고 생각해서 오르비라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상담자의 해당 상황과 점수를 논거로 들어 상담자가 아닌분들께 해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개별적으로 상담자 분게 연락을드려 설명을 드릴지언정 설명드리지 않은 점도 아울러 양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이러이러한 문제점들이 있었고 이러이러하게 해결했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해주시는 것이
올해 이용할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내용은 당연히 팀차원에서 정리해서 실제 데이터와 함께 수능 이후 설명드릴 예정이고 관련
내용도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다만, 이 글은 엔젤스 팀관련해서 올린것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생각을 쓴 글이라 여기서 설명드리긴 적절하지 않은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뭐 수험생이 아니라 상관 없는데
님 게시물마다 그러한 댓글이 달리니
조언 삼아?? 해드린 말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제발ㅋㄱ 속지마요 17 18시즌 둘다 ㅋㅋㅋ 한결같음
오늘 수학 망했다고 판단하고 영어시간 내내 멘탈 나갔었는데 갑자기 이 글이 떠올라서 계속 허벅지 꼬집으며 지문 읽어서 좋은 성적 거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분에게라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이글 생각하면서 멘틸잡아서 국어가 ㄱㅊ게 나왔네요 감사합니다
다행입니다. 이 글을 쓸때는 이렇게 어렵게 나올거라고는 생각은 못했는데 도움이 되셨다니 열심히 글을 쓴 보람이있네요. 끝까지 좋은 결과 있으시길
수능날 아침에 이 글 보고 국어푸는데 화작풀다가 별에 별생각이 다들길래 허벅지 계속 꼬집으면서 정신 바짝 차렸습니다. 덕분에 1등급나왔네요 ㅋㅋ
허벅지는 무사하신지? 그래도 1등급 축하드립니다